전자책이란?
전자책이란 말 그대로 종이로 출간된 책이 아닌 디지털 형태의 책을 말합니다.
90년 대에 개인 PC 가 보급되고 PC통신이 활발하게 이용되면서 PC통신에 소설 등을 연재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웹소설이 유행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PC통신 문학의 정신적 후예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 당시엔 PC통신에 접속해서 읽기도 하고, 그걸 그대로 긁어서 TXT 파일로 저장하여 보기도 하였습니다. 무협, 판타지 등의 서브컬처 등을 다룬 책들이 대부분 이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읽어 본 퇴마록, 드래곤라자, 세월의 돌, 눈물을 마시는 새 등 지금도 인기 있는 책들이 90년대 ~ 2000 대에 많이 PC통신에서 연재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종이책을 스캔하여 PDF 파일로 만들어 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지금도 유효하고 많이 사용하는 방법인데 스캔하는 방법에 따라 스캔된 PDF 파일의 품질이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저도 다년간 종이책을 직접 스캔하여 PDF로 만들어서 보고 있는데 종이책을 스캔하는 것도 다루자면 양이 많아서 나중에 따로 한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고품질의 PDF 는 따로 유통되기도 하였습니다. 출판사에서 종이책 출판용으로 미리 PDF로 만들면 그 PDF 파일로 종이책을 인쇄하는 게 보통인데, 그 인쇄용 PDF를 사이즈와 품질을 좀 조정하여 유통을 하였습니다. 현재 대부분 전자책에서 사용하는 EPUB 가 유통되기 전에 교보문고에서는 PDF를 일반인에게 판매해 왔습니다.
2000년 후반기 쯤 아마존에서 킨들이라는 전자책 리더기를 발매하고, 아마존 사이트에서는 전자책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판매를 했기 때문에 불티나게 팔려나갔는데 아마존은 특이하게 자기들만의 포맷인 mobi라는 포맷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거의 epub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대망의 EPUB 포맷이 전 세계의 전자책 표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태그와 CSS 로 우리가 인터넷 웹페이지를 보듯이 스타일과 그림까지 보여주는 포맷으로 빠른 로딩 속도와 함께 리플로우 기능이 혁신적 이었습니다. 화면 사이즈가 크든 작든 간에 거기에 맞춰서 알아서 폭과 양식을 결정하여 최적화되어 보여주게 됩니다.
국내에서는 전자책이 좀 늦게 시작되었고 활성화도 늦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출판사가 전자책을 발행하게 되면 불법복제되어 여기저기 퍼지게 될까 걱정되어 전자책 출간을 기피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자책이 출간되더라도 종이책 출간 후 몇 년이 지난 책들 위주로 전자책이 발간되어 시장이 빨리 크지 못하는 악순환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전자책은 출판사에서 출판을 하지만 결과적으로 유통사에서 최종 유통하게 되므로 온라인 유통사들(교보문고, YES24, 알라딘, 반디 앤 루니스 등) 위주로 자기들만의 보안정책인 DRM을 사용하였고 그게 국내 전자책 시장을 온통 흙탕물로 만들었습니다.
원래 EPUB 의 표준 DRM 은 Adobe DRM 이였으나 해킹되어 쉽게 뚫리고, 라이선스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국내 유통사들은 자기들만의 DRM 을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즉, 교보문고에서 산 전자책은 교보문고에서만 볼 수 있고, YES24에서 산 전자책은 YES24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반디앤루니스가 사업을 접으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소비자가 돈을 내고 전자책의 소유권을 획득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용권만 가지고 소유권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유통사가 사라지니 그 유통사에서 구매했던 책을 전부 볼 수 없게 된 지경에 이른 것이지요. 다행히 반디 앤 루니스는 알라딘으로 이관하여 볼 수 있게 되었지만 이런 유통사에 묶인 DRM 정책은 전자책 시장을 크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국내의 전자책 시장은 약간 진흙탕이 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된 핵심은 유통사 각자의 DRM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한국이퍼브연합 이라고 알라딘, 반디 앤 루니스, YES24 등의 유통사와 출판사들의 연합이 있었는데 이제는 해체되고 YES24와 알라딘만이 남았습니다.
전자책 리더기
전자책 리더기 혹은 이북리더기란 위에서 설명한 전자책 파일을 독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태블릿 형태의 기기를 말하며 대부분 EINK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EINK는 아주 작은 크기의 잉크 캡슐이 흐르는 전기에 따라 한쪽으로 쏠려서 흑백 또는 그레이톤을 표기하는 장치로 한 번 표기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특별한 에너지가 필요 없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번 표기된 책의 페이지는 그 페이지를 유지하기 위해서 배터리 소모가 없으며 페이지를 넘길 때만 배터리가 소모 됩니다. (물론, 기기의 운영체제가 기기 자체를 운영하기 위한 백그라운드 프로세스가 배터리를 소모합니다.)

국내에서는 초창기에는 외국산 킨들이나 누크 같은 제품들이 쓰이다가 삼성전자 전자책, 인터파크 비스킷, 크레마 터치, 아이리버 스토리 등의 제품들이 출시되어 인기를 많이 누렸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품들 역시 유통사들의 자체 DRM으로 제약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한국이퍼브 연합의 크레마 라인 제품들이 다른 안드로이드 어플을 APK 파일로 설치가 가능하게 되면서 범용기로서 힘을 발휘하며 엄청나게 팔려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기기 한대로 각 서점이나 도서관 어플들을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중국산 제품들이 이 시장을 장악했는데 양대 산맥이 오닉스와 보위에 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2021년 하반기 현재 오닉스가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전자책계의 아이패드라고 불리기 까지 하고 있습니다.
제가 바로 이전에 포스팅한 오닉스 북스 노트 에어 2 제품이 바로 이번달에 출시한 따끈따끈한 오닉스의 최신 제품입니다. 오닉스 제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다양한 라인업의 제품과 빠른 출시, 완성도 높은 만듦새, 그리고 순수 안드로이드 태블릿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범용기라는 점입니다.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 또한 오닉스 노트 에어 2 제품에 뉴스, 블로그, 카페 등 다양한 어플을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내려 받아 사용 중입니다.

왜 전자책 리더기를 사용하는가?
전자책 리더기를 왜 사용하는 것일까요? 아마 사람마다 다를 것인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아래 몇 가지 이유 때문에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1. 이동 시 읽기 편리성
종이책을 들고 다니면서 읽는다고 가정을 해보면, 300 페이지 정도 하는 단행본 책들은 쉽게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대중교통에서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에 500 페이지 이상의 책이라면 한 손으로 들고 읽기에 버거운 수준이 됩니다.
2. 어두운 곳에서 읽기
초창기에는 전자책 리더기에 조명이 없었으나 최근 제품들은 기본적으로 프런트 라이트 (백라이트가 아님)를 탑재하여 빛을 태블릿 옆에서 쏘는 방식으로 화면 밝기 조정 및 톤 조절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어두운 곳에서 읽거나 자기 전에 침실에서 읽기 편하게 되었습니다. 따로 스탠드나 조명이 없이 말이죠.
3. 많은 책 들고 다니기
종이 책은 많이 들고 다녀봐야 3~4권이 한계일 것입니다. 그러나 전자책은 수천 권의 책도 무게 변화 없이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습니다. 저장소에 여유가 있는 한 얼마든지 넣어서 가지고 다닐 수 있습니다.
4. 논문 및 신문 보기
사이즈가 큰 전자책 리더기 일 경우 학생, 박사과정에 있는 분들이 논문이나 신문 보기에 아주 적합합니다. 그래서 논문 용도로 10인치 이상 13인치짜리 제품을 많이 찾습니다. 더구나 최신 제품들은 필기까지 되므로 공부하기에 적합합니다.
5. 눈의 피로 방지 및 시력 보호
사실 전자책 리더기에 사용된 EINK 가 시력을 보호하는가에 대한 논문은 아직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실제로 사용해본 결과 백라이트가 있는 LCD 나 OLED 같은 디스플레이 제품들은 눈에 직접적으로 빛을 계속 쏘고 있으므로 눈이 따갑고 눈의 피로도가 극심합니다. 하지만 전자책 리더기를 보면 한껏 더 편안하고 피로가 덜 쌓이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것은 2~3시간 이상 연속으로 테스트해 보면 알 수 있는데, 전자책 리더기는 2~3시간 연속으로 읽어도 눈이 덜 피곤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6. 핸드폰 대신 전자책 리더기
핸드폰으로 전자책을 읽는 사람들이 꽤나 많습니다. 그럼에도 왜 전자책 리더기를 사용할까요? 아마 집중도의 차이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문맥, 콘텍스트 속에 몰입된 상태로 빠지기까지 수십 분가량 필요합니다. 그런데 핸드폰은 수시로 알람이 뜨고, 카톡이 오고, 전화도 오고 해서 문맥이 자주 끊어져 집중하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예전에 읽었던 놈 촘스키의 글에서 학습에 대한 인지는 컬러보다는 흑백으로 읽을 때가 학습효과가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전자책 리더기로 책을 읽어보면 본인도 모르게 집중해서 책을 읽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7. 다양한 서체와 글꼴 크기 조절
물론 핸드폰이나 아이패드도 가능한 부분이지만 종이책과 비교를 하면 내 마음에 드는 글꼴과 글꼴 크기 조절을 통해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이 종이책 읽기가 힘들어 돋보기로 책을 읽는 경우가 많은데 전자책 리더기로 글꼴 크기를 키우면 노안이 오신 분들도 돋보기 없이도 책을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장점만 이야기했는데 사실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EINK 패널이 매우 약하다는 것입니다. 실수로라도 떨어뜨리거나 깔고 앉는 행위를 하면 EINK 패널은 어김없이 파손되고 맙니다. 문제는 EINK 패널이 무지무지 비싸다는 점입니다. 전자책 리더기 제품 가격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를 보다 보면 아무런 충격을 가하지 않았는데도 EINK 패널이 파손된 경우를 종종 봤습니다. AS를 보내 패널을 교체하려고 하다가 수리비를 듣고는 포기하고 다른 새 제품을 사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따라서 케이스는 필수이고, 항상 조심해서 파손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상으로 전자책과 전자책 리더기에 대해서 다뤄 봤습니다.
즐거운 독서 라이프 되시길 바랍니다.